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쿠팡 법인에서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으로 변경할지를 두고 막바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공정위는 법정 시한인 다음 달 1일 이전에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 지배구조에 대한 당국의 첫 판단이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총수를 말한다. 미국 국적자인 김 의장은 ‘친족의 임원 재직 등 경영 참여가 없어야 한다’는 등의 예외 조항을 모두 충족하고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이후 4년간 동일인에 지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2021년부터 4년간 쿠팡으로부터 140억 원에 이르는 보수와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것이 알려졌다. 김 의장 일가가 쿠팡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면 법규에 따라 동일인 변경이 불가피하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눈감아주면 오히려 한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부른다.
쿠팡 측은 김 부사장이 쿠팡 Inc의 미등기 임원으로 쿠팡에 파견된 단순 실무자에 불과해 동일인 변경 사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 실무자가 거액의 보수와 보상을 받게 된 과정과 회사 내 역할 등에 대한 자료를 당국에 성실히 제출하고 소명하면 될 일이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 혈족 등 친인척 명단과 보유 회사 현황을 공정위에 매년 제출해야 한다. ‘일감 몰아주기’ 감시망도 촘촘해진다. 1980년대 도입된 동일인 지정제도는 관련자 범위가 너무 넓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아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지만, 현재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카카오 네이버 등 한국 대표 기업에 이미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쿠팡은 한국계 미국인이 한국에서 창업해 미 뉴욕 증시까지 입성한 보기 드문 사례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를 객관적 사실과 증거를 토대로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처분하고, 쿠팡 역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정 기업 문제를 국가 간 갈등으로 키우는 차별, 역차별 논란이 더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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