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계신 아버지께 회갑상이라도…” 김정일에 공개 편지

  • 입력 2005년 10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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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남북한 체제 경쟁 속에서 간첩이란 누명을 써야 했던 제 아버지가 생일만큼은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시길 눈물을 머금고 간절히 바랍니다.”

1987년 북한 경비정에 납치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崔宗錫·60) 씨의 딸인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崔祐英·35·사진) 회장은 19일 한 일간지 광고를 통해 아버지 회갑(26일)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1999년 아버지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돼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2000년 6월부터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을 맡아 납북자 송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 씨는 편지에서 “김일성 주석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기념사업을 하고 계실 만큼 효자인 김 위원장은 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면서 “이미 일본인 납북자들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고 귀국시켜 준 것처럼 한국인 납북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26일은 아버지의 회갑으로 북한에서라도 아버지의 생신상을 차려 주면 고맙겠다”면서 “진정한 통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같은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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