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57명 출국뒤 안돌아와

  • 입력 2005년 9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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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탈출해 국내에 정착한 새터민(탈북자) 가운데 57명이 관광 등을 이유로 해외에 나가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1970년대 이후 이민을 간 새터민은 모두 3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사실은 통일부가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새터민의 해외 장기 체류 및 이민 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관광, 친척 방문, 신앙 간증 등을 이유로 출국한 뒤 귀국 예정일을 넘긴 새터민 57명은 주로 중국과 미국으로 출국했다. 통일부는 이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이후 미국으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새터민이 많다”고 전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담당 특사를 임명하고 2008년까지 매년 2400만 달러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00만 달러는 새터민이나 탈북 지원 단체를 위해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새터민 가운데 일부가 미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캐나다나 멕시코 등 미국 인접국에서 불법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금까지 미국 법원에 망명 신청을 한 새터민이 10여 명에 이르며 미국 국경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사람도 수십 명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망명이 허용된 경우는 아직까지 없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 이들을 지원이나 구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새터민이 미국 망명을 희망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새터민 지원금을 1명은 36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2명일 경우에는 4550만 원에서 2900만 원으로 줄였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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