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사건 가상 시나리오 난무… 저마다 ‘범죄 재구성’

  • 입력 2005년 6월 21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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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사건에 대한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분당수도병원에서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영안실 앞을 사병들이 지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총기난사사건에 대한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분당수도병원에서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영안실 앞을 사병들이 지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의 해명에도 전방GP 총기난사 사건의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상에는 온갖 추론이 난무하고 있다.

예비역을 자처하는 누리꾼들이 여러 게시판에 당일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펼치며 '범죄의 재구성’을 하고 있는 것.

이들은 △26명이 자고 있던 내무반에 사망자는 6명 뿐 △유독 상병만 희생된 점 △사고 당일 근무체제 변경 여부 △새벽 2시30분에 소대장과 병사 1명이 각각 체력단련장과 취사장에 있었던 것 등을 집요하게 따졌다.

대표적인 글은 모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예비역들은 다 아는 스토리 아닌가요’. 이 글은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반나절만에 조회수 2만 9000을 돌파했다.

이 글은, 지난 19일 밤에는 한국대 브라질 청소년축구 관람 겸 소대장 전역기념 겸해서 근무자가 8명에서 4명으로 줄었으며, 김 일병은 추가 근무를 서게 돼 불만을 품었다고 추론을 시작한다.

또한 10일 뒤 전역하는 소대장은 복잡한 마음에 체력단련실에서 쉬고 있었고, 상병 하나가 회식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것.

안 그래도 평소 불만이 많았던 김 일병은 대리근무를 서다가 ‘다 죽여 버리겠다’고 마음 먹고 무장한 채 내무실로 뛰어들었으나 이 때 내무실 안에는 취침자가 거의 없었다.

다수 동료들은 축구를 시청한 후 잠을 자지않고 삼삼오오 여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이 때문에 박 의원 상병이 수류탄을 빨리 발견하고 몸을 날려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고 추측한다.

글쓴이는 “보통 내무실 안에서는 계급별로 같이 놀거나 앉아있기 때문에, 김 일병은 자신의 고참그룹을 향해 난사를 하거나 조준사격을 했고, 그리고 나서 소대장을 직접 찾아가 살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누리꾼 일부는 “소설쓰느라 수고했다”며 비꼬았지만, 다수는 “어설픈 국방부 발표보단 더 설득력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해당 글은 각 인터넷 사이트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여전히 남아 있는 의혹을 풀기 위해 ‘GP 총기사고 수사본부’를 꾸리고 보강수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방부는 “유가족이나 언론이 제기한 의문점을 비롯한 의혹 사항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한 수사결과는 완전 공개하기로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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