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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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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회담하던 중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국을 수백 번 침략한 나라다. 우리가 어떻게 이런 뼈아픈 과거사를 잊겠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나는 이런 점을 우리 국방부 장관에게도 늘 주지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복수의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노 대통령과 회담 참석자를 놀라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부시 대통령의 반응이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설명을 경청한 뒤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정확하게 어떤 대목에서 이 얘기를 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노력 중의 한 대목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는 노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탈미(脫美)-친중(親中)’ 전략으로 받아들여 왔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훌륭한 조언(good advice)에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전에 없이 ‘훌륭한 조언’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바로 한반도 역사의 특수성에 대한 노 대통령의 설명을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두 정상은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렇다.
▽부시 대통령=북한 주민들 참 불쌍하다. 인권을 탄압받고, 못 먹으며 굶어야 하고….
▽노 대통령=맞는 이야기다. 나도 동감한다. 그러나 북한 문제는 좀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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