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발사] 對美 무력시위 가능성

  • 입력 2005년 5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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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노동절 “反美 反日”북한은 1일 평안남도 대안군에서 5·1절(세계노동절) 기념 중앙보고회를 열어 “전체 노동자가 반미 반일정신으로 유사시에 철저히 대비하자”고 촉구했다. 행사장 뒤편에 김일성(왼쪽) 김정일 부자의 대형 사진이 설치됐다. 조선중앙TV 촬영 연합
北노동절 “反美 反日”
북한은 1일 평안남도 대안군에서 5·1절(세계노동절) 기념 중앙보고회를 열어 “전체 노동자가 반미 반일정신으로 유사시에 철저히 대비하자”고 촉구했다. 행사장 뒤편에 김일성(왼쪽) 김정일 부자의 대형 사진이 설치됐다. 조선중앙TV 촬영 연합
국방부는 1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구 소련제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프로그 개량형이거나 중국제 대함미사일인 ‘실크웜’ 개량형 또는 구 소련제 ‘샘릿’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미사일은 사거리가 짧고, 핵탄두 탑재 능력이 없는 전술미사일이다.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사거리가 300km인 스커드 A, B형 이상의 탄도미사일이 필요하다.

매년 훈련 때마다 북한이 동해상에서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함포사격을 해 온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 발사는 통상적인 훈련일 수도 있다고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올해 초에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이 있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2003년에는 모두 4차례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대목도 있다. 우선 북한이 과거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시기는 주로 동계훈련 때였다. 2003년 2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국방부는 “매년 이맘때쯤 실시하는 동계훈련 때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봄철 미사일 발사는 일상적인 훈련의 일환이기보다는 미국의 대북 강경 움직임에 대한 일종의 경고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시사 등 미국의 강경책에 대한 ‘무력시위’이거나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일 수 있다는 것.

북한 외무성은 3월 2일 비망록을 통해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북-미 사이의 대화는 전면 차단됐다”며 “우리는 미사일 발사 보류에서도 현재 그 어떤 구속력도 받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1999년 발사 유예를 선언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보다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정치적 부담감을 줄이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노동절을 맞은 북한이 내부 결집용으로 이번 발사를 활용했을 수도 있다.

한국군 당국도 며칠 전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국방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그 배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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