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父는 동학접주’ 박근혜 “與과거사 캐기 휘말릴라” 고민

  • 입력 2005년 4월 15일 0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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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친할아버지가 동학농민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박 대표가 동학농민혁명유족회에 가입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일 유족회 등에 따르면 박 대표의 할아버지 박성빈 씨는 동학농민운동이 전개되던 1892년 22세의 나이에 경북 성주에서 접주(接主·지역 책임자)로 활동했다는 것. 광복 직후 작성된 선산군지(誌)는 박 씨에 대해 “고령 박씨로 자는 화익이고 관직에 제수됐으나 세난(世難)으로 불취하여 동학란에 연좌되어 성주와 선산에 우거하며…”라고 기록하고 있다.

유족회의 한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박 씨의 이 같은 당시 행적을 조사해 왔다고 밝혔다.

유족회 측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박 씨 유족들에게 전하고 “박 씨가 동학혁명 참여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족들이 혁명 참여자 신청을 9월까지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 등 유족들은 아직까지 가입 여부를 결정 못했다고 한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 대표의 유족회 가입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가입할 경우 박 대표가 여권이 주도하는 과거사 드라이브에 개입되는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박 대표가 유족회에 가입해도 손해 볼 게 없다는 측도 있다. 여권이 박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친일 의혹을 수시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할아버지가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했음을 공식 인정받아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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