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월드컵 계기로 북한에 임시영사관 추진

  • 입력 2005년 2월 10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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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양 어웨이 경기.'

9일 일본에서 치러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첫 경기, 북한 전에서 가까스로 2대 1로 이긴 일본 대표팀은 6월 8일 평양 2차전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북한측이 홈그라운드에서 필사적인 자세로 반격해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평양 경기에 대비해 임시 영사관을 설치하는 방안과 특별 전세기를 운행하는 방안을 놓고 북한측과 곧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10일 전했다.

북한 측은 경기기간중 일본인 관광객 5000명 정도를 받아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취재 열기도 뜨거워 취재기자 100여명, 카메라 기자 50여명이 북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문제는 평양 체재중 일본인이 여권을 도난 또는 분실하거나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이다. 미수교국이라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없어 임시 여권을 발급받지도 못하고, 신변 보호도 받을 수 없다. 일본 정부측은 북한 맘먹기에 따라 일본인의 출국이 지연되거나 인신 구속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외무성은 어웨이 경기가 치러지는 6월 8일 전후한 시기에 평양의 한 호텔 객실에 임시 영사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북한에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응원단이 함께 이동하면 뜻하지 않은 사고를 방지하기 쉬을 것으로 판단해 특별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도 북측과 협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의 이런 움직임은 납북자 가짜 유골 문제 등으로 북일 수교협상은 물론 당국자간 대화 채널 마저 마비 상태에 빠지자 '월드컵 외교'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평양 2차전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북한 관광 전문회사에는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평양 시내 호텔에 숙박하며 경기 관전 겸 관광을 즐기는 4박5일 여행 상품 가격은 15만~20만엔(약 150만원~2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응원전 과열과 각종 사고를 걱정하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평양 경기 이전에 일본의 본선 진출이 확정돼, 승패에 관계없이 평양 경기를 치룰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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