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의 ‘오버’…韓美회담 미리 발표해 외교관례 깨

  • 입력 2005년 2월 4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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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박주일 기자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박주일 기자
“아직 (미국행) 비행기 표도 안 끊었는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외무장관회담 14일 개최’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해 버리자 당사자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주요 외교 일정은 당사국이 같은 시점에 공동 발표하는 것이 외교 관례. 외교부는 미 측과 “6일경 함께 발표하자”고 사전 약속을 해 놓았다.

특히 미 측 실무진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2기의 첫 외무장관회담인 만큼 발표 방식에 대해서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최종 결재를 받아야 한다”며 철저한 보안을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에서는 이 같은 외교 결례가 양국 간 신뢰에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은 미 측에 ‘아그레망(사전동의)’ 신청도 하지 않은 신임 주미 대사의 내정설을 언론에 흘려 물의를 빚었다. 이에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는 “아그레망은 300년 된 전통”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하태원 기자 taewon-ha@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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