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현실 인식을 천명한 셈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 “물건도 자꾸 사자고 매달리면 값이 비싸진다”는 비유를 든 것은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때 현대를 통해 거액 대북송금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런 방식으로는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의 호응이 없는 상태에서 정상회담에 집착하는 대신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환경조성’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이 “6자회담 안에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6자회담의 재개시기에 대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외교안보팀이 정비되면 바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일왕의 방한에 관한 일본 기자의 질문에 “정부는 이미 초청한 상태”라며 “언제든 방문한다면 최고의 예우를 다해 환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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