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북자 인권 회견’ 저지

  • 입력 2005년 1월 12일 2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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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金東植) 목사 납북 사건 및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 4명이 12일 베이징(北京)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지려다 중국 당국에 의해 저지됐다. 의원들은 이에 항의해 이날 밤늦게까지 기자회견 허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김문수(金文洙) 최병국(崔炳國) 배일도(裵一道) 박승환(朴勝煥) 의원 등은 이날 오후 2시 베이징 시내 창청(長城)호텔 2층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고 했으나 회견을 시작하려는 순간 실내등과 마이크가 꺼졌다. 중국 당국에 탈북자의 난민지위 인정을 촉구하고 납북자 문제에 전향적 관심을 가질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이었다. 김 의원 등은 잠시 뒤 전기가 들어오자 회견을 계속하려 했으나 다시 전원이 꺼졌다.

이어 호텔 직원들과 사복 차림의 중국 공안 10여 명이 회견장 안으로 들어와 30여 명의 외신기자를 포함한 50여 명의 기자를 밖으로 몰아냈다.

김 의원은 “이번 사태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주중 한국대사관이나 중국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잘 보여 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날 반기문(潘基文)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중국 측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규형(李揆亨) 외교부 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정부는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중국의 국내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국회의원들이 연루된 사건인 만큼 감정적 대응보다는 국제적인 관례나 외교적인 절차 등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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