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과 역사적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전문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2시 11분


코멘트
먼저, 이미 재판이 끝나고, 이제는 사면복권까지 이루어진 이철우 의원을 놓고 근거도 없이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 한나라당의 행동은 도가 지나친 행동입니다.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이번 일들은 과거 재판을 받아, 그에 따른 대가를 치룬 사안입니다.

동시에, 이철우 의원 스스로 현재는 이념이나 생각을 바꿨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불행한 시대상황 속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해 이념과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지금의 진실공방은 종교재판에 다름 아니며, 이는 마치 공안검사가 피의자를 취조하는 격입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과거 공안검사의 취조실로 변조시키는 지금의 이런 공방에 국민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철우 의원 사건은 우리가 껴안고 나아가야 할 시대적 아픔의 한 부분입니다.

굴곡이 심했던 한국 현대사는 건국 당시의 좌우 대립과 산업화 시기의 소외를 거쳐 민주화 시기의 격렬한 반독재 투쟁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대적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런 우리의 질곡의 역사 속에는 소외되고 고통받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건국시기에 좌우 이념 대립 과정, 산업화 과정, 민주화 과정에서 생긴 시대의 아픔들이 존재하는 것은 우리 역사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번 이철우 의원을 둘러싼 공방은 우리 한나라당에게 이같은 시대와 역사의 아픔, 그리고 역사적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고 말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치유해야만 하는 소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한나라당은 단순한 진실공방에서 벗어나 시대적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역사적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이런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온 몸으로 껴안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대승적 견지에서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과정을 국민 통합의 과정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한나라당은 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우리 역사의 미래의 동력으로 삼는 새로운 리더쉽을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합니다.

저는 국내에 주체사상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강철 서신” 김영환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었습니다.

학생운동 시절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시 그가 주장했던 "수령론" 등의 주체사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김영환에게 주체사상에 근거한 운동은 옳지 않다고 만류했었습니다.

그때 그랬듯이, 저는 지금도 주체사상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 역시 반독재민주화 투쟁의 과정에서 주체사상에 경도된 사람들이 일부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역사와 삶의 경험 속에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는 그들의 말을 믿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한때 주체사상에 경도되었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새로운 선택과 노력을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우리는 마땅히 포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를 제 1의 가치로 삼고 있는 정당입니다.

한나라당은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르지만 서로 공존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바로 자유 민주주의적 리더십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한나라당이 말하는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리더쉽임을 우리는 인식해야만 합니다.

PS : 이 글은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지금의 공방이 시작된 지난 8일 이후,9일 있었던 한나라당 최고의원 비공개 회의를 시작으로 수요모임,어제 있었던 한나라당 비공개 의총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내 모든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제가 그동안 계속적으로 일관되게 발언했던 내용입니다.

그동안 블로그에 아무런 덧글도, 포스트도 올라가지 않았던 점에 대해 많은 이웃분들이 왜 침묵하고 있느냐? 장고의 시간에 빠진 것이냐? 등의 질문들을 해 오셨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저의 일관된 문제제기 역시 그동안의 당내 회의가 모두 비공개로 열린 관계로 언론에게 제가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져 그동안 언론으로부터 침묵하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지금 저의 블로그는 원희룡의 진실한 속마음을 가감없이 적어 놓을 수 있는 저만의 조용한 공간을 가지고 싶었던 저의 애초의 소망과는 달리,포스트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덧글 하나 하나까지 언론에 기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 사안의 중대성을 비추어 볼 때, 언론에 먼저 이야기하기 보다 당내에서 뭇매를 맞는 한이 있어도,당내 모든 공식 회의 기구에서 먼저 이야기하고,우리 스스로의 반성과 변화를 호소하고, 또 촉구하고 싶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그동안 포스트를 작성하지 못했고,여러분들의 글에 답변 글을 달아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이웃들의 양해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이번 이철우 의원과 관련한 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어제 의총으로 인해 당내 공식적인 회의 기구에서 저의 입장 표명과 문제제기를 충분히 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내 공식적인 회의 기구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저의 입장을 충분히 밝혀왔고,또 충분한 설명과 문제제기를 진행한 이상,이제는 더이상 언론의 질문을 회피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