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北서 건네준 日소녀 유골은 가짜”

  • 입력 2004년 12월 8일 2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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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일본 정부에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1977년 피랍 당시 13세)의 유해라며 건네준 유골이 DNA 감정 결과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나 일본 정부가 강력히 항의하는 등 북-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여야를 비롯한 정계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대북 강경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어 일본 정부가 북한에 약속한 25만t의 식량 지원분 중 잔여량 12만5000t의 제공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니가타(新潟) 경찰 당국은 8일 오후 북한이 납북 일본인의 것이라며 제공한 유골에서 두 사람의 DNA가 검출됐으나 모두 요코다의 DNA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오후 주중 일본 대사관을 통해 북한 대사관 조길주(趙吉柱) 참사관에게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며 “엄중히 항의한다”고 전화로 통보했다. 이에 대해 북한 대사관 측은 “본국으로부터 지시가 없기 때문에 면회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화로 항의를 접수한 후 “본국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기자들에게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성의 있는 대응을 요구해야 한다”며 대북 식량 지원 잔여량 제공과 관련해 “당장 제공할 생각은 없으며 전반적인 상황을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일본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북-일 간의) 수교 협상에 큰 장애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측은 “요코다가 1986년 김철준씨와 결혼해 딸 혜경을 낳았으며 이후 우울증으로 평양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1993년 3월 자살해 일단 병원 뒷산에 묻었다가 남편이 2년 후 화장했다”고 밝혔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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