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일상적 國政 총리가 총괄”…역할분담 밝혀

  • 입력 2004년 8월 10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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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앞으로 일상적인 국정운영은 국무총리가 총괄하고 대통령은 장기적인 국가전략 과제와 주요 혁신과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과거 정부에서는 총리가 실제로 국정을 총괄하지 않아 ‘대독(代讀)총리’ ‘얼굴총리’라는 말이 나왔으나 이제는 일상적 국정사안은 총리가 관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방향에 맞춰 앞으로 국무회의를 총리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면서 “각 부처는 대통령비서실에 올리는 모든 보고서를 총리실에도 함께 보내고 일상적 국정운영에 관한 보고와 지시 시스템도 이에 맞게 운영해 달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청와대 중심 국정운영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11일 행정수도를 이전할 최종 입지를 직접 발표하면서 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국민에게 설득할 예정이며, 이는 이 총리가 중요 국정 현안을 풀어가는 데 처음 전면에 나서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총리와의 역할분담에 따라 자신이 직접 관장할 역점업무로 △정부혁신을 포함한 주요 혁신과제 △균형발전전략, 동북아시대전략, 고령화사회대책, 중장기 국가 에너지정책 등 5∼1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국가전략과제 △부패방지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부패청산 업무 등 3가지를 들었다.

총리와의 역할분담론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노 대통령은 “과거 제왕적 대통령 체제 아래에서 대통령이 정당까지 지배해 오면서 지금도 대통령을 무소불위의 권능을 갖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남아 있다”며 “새로운 대통령의 역할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제기한 역할분담론이 책임총리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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