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무원칙한 상생은 하지 않겠다"

  • 입력 2004년 6월 13일 16시 10분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한나라당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무원칙한 상생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기남 의장은 13일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띄운 글에서 “상생 정치의 대상이 한나라당이라는 점에서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국민이 원한다”며 “원칙있는 상생을 할 것이다. 첫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상생이라는 것, 두 번째는 탄핵쿠테타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전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장은 “한나라당이 여야합의로 통과시킨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을 이제 와서 문제삼으며 정치공세를 펴고 있는데, 이 문제에 관해선 결코 한나라당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최근 탄핵에 대한 방송의 편파성을 운운하며 총선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탄핵 자체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런 적반하장격인 정치공세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의장은 이와 함께 “지금까지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정치를 해 왔지만 신기하게도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적이 거의 없었다”며 “청와대나 정부와의 협력시스템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작은 이견은 원만히 조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기남 의장의 글▽

안녕하세요? 신기남입니다.

요새 며칠 당원동지들 걱정이 많으셨을 겁니다.언론보도만 놓고 보면.. 이게 정말 여당인지.. 이래도 되는건지 참으로 한심스러우셨을 겁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저보고 대통령 생각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사실 이제까지 저는 대통령이 무얼 생각하는지 잘 모르고 정치했습니다. 또한 저는 그걸 알고자 이리저리 노력하고 고민하며 정치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그 분이 후보시절일 때부터 지금까지도 마찬가지 였습니다.오직 저는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판단해서 실천해 왔을 뿐입니다.하지만 신기하게도 제 생각이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적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국민경선 때도, 후단협과 싸울때도, 신당 만들때도, 3당의 정치개악을 막아내고 정치개혁 입법을 성사시켜 낼 때에도.. 탄핵국면 때에도...제 결론은 대통령의 결론과 가장 일치한다고 들어 왔고, 그건 제가 보기에도 그랬습니다.

저는 그냥 지금까지처럼 제 생각대로 정치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치란 항상 반대자가 있고.. 언론도 있고 해서..작은 차이도 크게 부풀려지는 그런 문제가 있기에 대통령과 많이 만나고 대화해서 될 수 있는 한 이견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이점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생각이 일치합니다.그래서 당-청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고 자주 만나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사람의 일이라는 게 부부지간에도 이견이 있기 마련인데,어찌 이견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이견이 있는 건 사실 당연하고 또 지극히 정상적인 것입니다.문제는 어떻게 조율하고 협력하느냐 하는 점에 있지요...당-청간, 당-정간 조율과 협력 시스템은 이제 막 시작이지만.. 그동안 언론에서도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온 만큼 앞으로는 아주 잘 될 것입니다.

분양원가 공개문제도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원칙과 목표, 그리고 우리당 공약은 분양가 거품 제거를 통한 아파트값 하락 유도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충족시켜 드리고 투기과열 현상을 해소하는 것입니다.이러한 정책목표에 대해서는 당-청간 조금의 이견도 없고, 우리당의 후퇴도 없습니다.

다만 이를 실현하는 최상의 방안, 즉 수단이 무엇인가?를 놓고 당-정간 이견이 있었던 것이며 따라서 이를 조율하는 것입니다.목표는 똑같습니다. 그런데 달성수단을 놓고 이견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는 조율하면 됩니다.내주 초에 당-정이 만나 그 방안을 내 놓을 것이며 의원총회 등 당의 공식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확정할 것입니다.

파병문제.. 행정수도 건설문제.. 등 주요한 국가적 정책도 당-정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또 하나 상생의 정치에 대해서도 한마디 올리겠습니다.
상생 정치의 대상이 한나라당이라는 점에서 이게 사실 쉽지 않습니다.허나 국민이 원합니다. 그리고 국민을 위한 일입니다. 따라서 해야합니다. 저도 의장이 된 후 많이 참고 또 참았습니다.그리고 앞으로도 참아낼 것입니다.

하지만 무원칙한 상생은 하지 않습니다. 원칙있는 상생을 할 것입니다.
원칙은 두가지입니다.하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상생이라는 것,두 번째는 탄핵쿠테타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전제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행정수도 건설문제를 놓고 보면..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일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 또한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은 여야합의로 만든 것입니다.이제와서 한나라당이 서명운동을 하고 정치공세 차원에서 반대해도, 이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과 타협하지 않습니다. 오직 국민만 보고 나아갑니다.

주한미군 이라크 차출 문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미국의 국제적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조차 한미동맹의 후퇴나 한반도 안보불안이 아니라며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오히려 높였습니다. 이를두고 한나라당이 계속 안보불안 운운하며 정치공세를 한다면 이 문제를 두고도 한나라당의 주장에 휘둘리는 일은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탄핵사태와 관련하여 방송의 편파성 운운하며.. 이 때문에 총선이 왜곡되었다고 계속 주장하는 것은 탄핵자체를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생의 정치는 곤란해지며, 한나라당이 상생을 깨뜨린 것이 됩니다.이런 적반하장격인 정치공세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100년가는 당 우리가 만듭시다. 우리 모두 파이팅!

2004년 6월 13일, 일요일 아침
열린우리당 당의장 신 기 남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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