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市 낯뜨거운 '盧비어천가'

  • 입력 2004년 5월 7일 2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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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가 관광 안내책자를 만들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생가를 신비스럽게 표현하고 노 대통령의 성장 과정을 미화하는 내용을 담아 논란이 일고 있다.

김해시는 3월 6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잃어버린 왕국 가락국의 타임캡슐을 찾아서’라는 컬러판 만화 관광가이드북 5000권을 발간했다. A4용지 크기의 이 책은 106쪽으로 만들어졌다.

김해시는 2000권을 각급 학교와 경남지역의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포하고 나머지는 보관 중이다.

이 책은 김해시의 마스코트인 ‘해동이’가 관광객에게 김해의 역사와 지역 명승지, 특산품 등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노 대통령 관련 내용은 97∼101쪽의 5쪽 분량에 실려 있다.

97쪽에서 노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설명했으며 다음 쪽에는 노 대통령의 태몽(胎夢)에 얽힌 이야기가 적혀 있다.

태몽 이야기는 “어머니 꿈속에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이 고삐를 줄 테니 저 백마를 타고 가라’고 말한 뒤 큰 말이 우렁차게 발굽을 내딛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깼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가 ‘그 녀석 다음에 큰 인물이 되겠구먼’이라고 했다”고 돼 있다.

이어 ‘노 대통령의 생가는 좌청룡 우백호이며, 봉화산의 정기가 모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또 노 대통령이 여섯 살 때 천자문을 모두 외웠을 뿐 아니라 자존심 강하고 배짱이 두둑해 ‘노 천재’로 불렸고, 장학생으로 중고교를 마친 뒤 어렵사리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과정 등을 실었다.

이 책은 101쪽에서 ‘참여민주주의에 의해 탄생된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이며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하며 노 대통령 관련 내용을 끝맺었다.

이 책의 발간에 대해 정영순 김해시 문화관광과장은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만화로 가야사를 엮은 것”이라며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인 만큼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자는 취지에서 노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를 삽입했을 뿐 정치적 고려나 미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송은복(宋銀復) 김해시장은 3선으로 한나라당 소속이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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