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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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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KBS MBC가 탄핵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했다는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론에 기초해 방송 기회를 분배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진흥원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3월 9∼18일 10일간 KBS MBC SBS의 저녁 종합뉴스와 탄핵안 가결 직후인 12, 13일 긴급 편성된 프로그램들을 분석한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진흥원은 이 보고서에서 “방송 3사의 탄핵 관련 인터뷰를 종합하면 찬성 21%, 중립 15.3%, 반대 63.7%로 나타났다”며 “방송사들이 탄핵 직후의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한 비율로 편집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송사들은 이에 대해 “탄핵 반대여론이 70%이므로 그에 맞춰 찬반 의견을 방영하는 것으로 공정성을 유지했다”고 주장해 왔다.
광운대 주동황(朱東晃)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지배적 의견과 소수 의견을 함께 다뤄줘야 하지만 기계적 균형만을 고집해 양측의 의견을 똑같은 비율로 다룬다면 이 또한 여론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숙명여대 박천일(朴天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공영방송은 작은 비율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보도해야 한다”며 “여론에 따른 비율을 기계적으로 지킨다면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할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자는 “방송사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국회 보도는 총선에서 얻은 정당 지지율만큼의 비중대로만 보도하는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방송시간이라는 공공재를 어떻게 분배하는 것이 공정하느냐에 대한 원칙은 아직 합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KBS는 탄핵을 반대하는 논거로 사유 자체의 부당성과 국회의 부도덕성을, MBC는 다수당의 횡포라는 주장을 상대적으로 더 부각시켰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지상파 방송 3사의 뉴스에는 탄핵의 원인과 정당성을 심층 분석한 기사가 부족했으며 ‘탄핵 찬반 인터뷰’ 비율이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찬성과 반대에 대한 이유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다고 지적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 탄핵 관련 TV 뉴스에 갑입된 인터뷰의 탄핵 찬반 비율 | |||
| KBS | MBC | SBS |
| 탄핵 반대 | 99(67.8%) | 96(69.1%) | 63(52.5%) |
| 중립 | 17(11.6%) | 18(12.9%) | 27(22.5%) |
| 탄핵 찬성 | 30(20.6%) | 25(18.0%) | 30(25.0%) |
| 합계 | 146(100%) | 139(100%) | 120(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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