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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8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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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난 상황에서 당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하는데다가 이번 총선에서 일부 당직자들이 낙선함에 따라 후속 인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0일 당선자 대회를 갖는 등 이번 주 중 당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17일 후속 당직 인선을 위해 당내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
당 사무총장엔 김형오(金炯旿) 현 총장이 당분간 유임되고 홍사덕(洪思德) 의원의 사퇴로 공석 중인 원내총무엔 정의화(鄭義和) 수석부총무가 총무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이 18일 밝혔다.
그러나 '선출직'인 총무는 17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과 상임위 배정을 전담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개원 전 당선자 모임에서 새로 뽑아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출신인 3선의 김문수(金文洙) 전재희(全在姬) 의원이 유력한 총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권철현(權哲賢) 안택수(安澤秀) 맹형규(孟亨奎) 의원이 경선 도전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선출직'인 정책위의장엔 박세일(朴世逸) 선대위원장과 '경제통'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소장파 몫인 대표 비서실장과 기획위원장 등엔 참신한 이미지의 수도권 초 재선 들이 중용될 전망이다.
대신 그동안 대여 공격의 전면에 나섰던 의원들은 당분간 2선에 물러서 있을 전망이다. 박 대표가 내건 '상생(相生)','민생(民生)정치' 구현과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당 지도부 전열 정비와 함께 당내 제 세력의 재편 여부도 관심거리다.
박 대표는 그동안 별도의 세력 기반 없이 당권을 잡은 만큼 앞으로 제 세력간 이해 관계를 조정해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 세력은 크게 수도권 초 재선 의원을 주축으로 한 소장파 그룹과 영남 보수파 진영의 양축으로 나눠져 있다.
숫적으로는 영남 보수파 진영이 많은 편이지만 당의 수구적 이미지 쇄신을 위해선 당 소장파 그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구에 지역 기반을 둔 박 대표 입장에선 당분간 수도권 소장파에 힘을 실어줄 공산이 크다.
서울의 재선인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수도권 소장파가 주축이 된 미래연대의 외연을 넓혀 새롭게 재편할 것"이라며 "모임을 활성화해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 등 정치개혁 이슈를 주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세일 위원장 등 비례대표 교수 당선자 그룹은 당 체질을 바꾸는 '전위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구 꼴통'이란 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선 합리적 보수 세력의 전면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 체제가 총선 선전을 계기로 연착륙에 성공한 만큼 당내 제 세력간 물밑 갈등은 당분간 잠복할 공산이 크다. 다만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등 첨예한 이념적 이슈가 쟁점화하거나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할 경우 제 세력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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