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가 출신인 민주당 정범구(鄭範九·경기 고양 일산갑) 의원의 16대 국회의원에 대한 종합평가다.
그는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목청을 높였다.
“평소 시니컬한 정치평론으로 이름을 날리던 한 언론인이 국회에 들어오자 온갖 정치공방에 끼어들어 공격적이고 무리한 논평으로 정쟁(政爭)에 앞장서는 것을 보고 혀를 찬 일이 있습니다. 화려한 말솜씨로 정치 황폐화를 주도하는 것을 보고 ‘저런 사람이 정치를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민주당의 분당사태도 따지고 보면 말만 앞세우는 ‘평론가형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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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반대편을 설득하고 껴안는 정치력을 보이기보다는 ‘누구누구는 같이 못 갈 사람’ 또는 ‘반개혁론자’라는 식으로 편가르기와 뺄셈정치에 익숙한 사람들이 분당을 초래한 셈입니다. 통합 조정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개혁을 이루어 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나 자신도 과연 정치를 바꾸는 데 행동으로 얼마나 나섰는지 돌아보게 된다”면서도 오로지 남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공격형 정치인은 정쟁만 유발할 뿐,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정쟁 지향의 평론가형’ 후보를 감별하는 요령으로 △지역사회나 국가를 위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해 본 적이 없거나 △자신이 걸어온 행적과 배치되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생각이 바뀐 이유에는 침묵하고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해 남을 공격하는 후보 등을 제시했다.
독일 마부르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정 의원은 CBS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진행과 1997년 대통령후보 합동 TV토론 사회를 맡으며 정치평론가로 나섰다. 2000년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뒤 당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으나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 분당에 항의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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