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고 찍으세요]“말 많은 평론가型 정치공방 일삼아”

  • 입력 2004년 4월 7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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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들어와 보니 행동으로 보여주기보다 ‘말’을 앞세우는 의원들이 너무 많더군요.”

시사평론가 출신인 민주당 정범구(鄭範九·경기 고양 일산갑) 의원의 16대 국회의원에 대한 종합평가다.

그는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목청을 높였다.

“평소 시니컬한 정치평론으로 이름을 날리던 한 언론인이 국회에 들어오자 온갖 정치공방에 끼어들어 공격적이고 무리한 논평으로 정쟁(政爭)에 앞장서는 것을 보고 혀를 찬 일이 있습니다. 화려한 말솜씨로 정치 황폐화를 주도하는 것을 보고 ‘저런 사람이 정치를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민주당의 분당사태도 따지고 보면 말만 앞세우는 ‘평론가형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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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반대편을 설득하고 껴안는 정치력을 보이기보다는 ‘누구누구는 같이 못 갈 사람’ 또는 ‘반개혁론자’라는 식으로 편가르기와 뺄셈정치에 익숙한 사람들이 분당을 초래한 셈입니다. 통합 조정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개혁을 이루어 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나 자신도 과연 정치를 바꾸는 데 행동으로 얼마나 나섰는지 돌아보게 된다”면서도 오로지 남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공격형 정치인은 정쟁만 유발할 뿐,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정쟁 지향의 평론가형’ 후보를 감별하는 요령으로 △지역사회나 국가를 위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해 본 적이 없거나 △자신이 걸어온 행적과 배치되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생각이 바뀐 이유에는 침묵하고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해 남을 공격하는 후보 등을 제시했다.

독일 마부르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정 의원은 CBS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진행과 1997년 대통령후보 합동 TV토론 사회를 맡으며 정치평론가로 나섰다. 2000년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뒤 당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으나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 분당에 항의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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