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여의도당사 현판 내려…매각대금 빚갚는데 쓸듯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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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영욕으로 점철된 한나라당사의 현판이 24일 내려졌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7의 7에 위치한 한나라당사는 15대 대통령선거 직전인 1997년 11월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한나라당은 모 회사가 부도 상태에서 건축을 포기한 이 건물을 사들여 중앙당사로 개조했다.

역대 정당이 대부분 건물을 임차해 사용한 데 반해 10층 규모인 이 건물은 정당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당시엔 ‘평생 여당’이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해 장기적 안목에서 중앙당사를 신축하고 엄청난 규모의 천안연수원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입주 직후 실시된 15대 대선에서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패배, 처음으로 야당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0년 16대 총선은 승리했으나 2002년 16대 대선에 재도전한 이 후보는 또다시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에게 패했다.

이와 관련해 한 핵심 당직자는 “여의도가 모래섬이어서 당시 이곳에 당사를 지으면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나라당은 최근 외국계 투자회사와 현 당사의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두 달 정도 실사를 거쳐 매각금액이 결정될 예정이다. 감정가는 400억∼600억원 수준이며 당사 매각대금은 사무처 요원들의 퇴직금과 당 건축 관련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로 옮긴 천막당사 부지는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 MBC 사옥 건너편 500평 규모의 땅으로 얼마 전까지 중소기업종합전시장이 있던 곳이다. 한나라당은 시유지인 이 부지를 평당 월 6만원에 임차 계약했고, 53평짜리 천막 2채가 설치돼 회의실과 기자실로 사용되고 있다. 사무처 요원들이 머물 곳엔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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