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총선행보]몸추스르는 민주당“다시 일어서자”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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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대표(오른쪽)는 23일 대구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날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한 조 대표는 등록을 마친 뒤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조순형 대표(오른쪽)는 23일 대구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날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한 조 대표는 등록을 마친 뒤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23일 조순형 대표 재신임과 추미애 단독 선거대책위원장 체제 출범을 뼈대로 하는 수습안 마련을 계기로 총선 행보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추 의원은 ‘개혁공천’을 할 수 있는 전권을 요구하며 선대위원장 수락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내 분란의 불씨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 의원 “지도부 사퇴가 먼저다”=추 의원은 이날 오후까지 당 지도부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 대신 저녁 늦게 자신의 홈페이지에 ‘당이 대오각성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당을 바로잡고 개혁공천을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면 선대위원장을 맡을 수 없다”며 “지도부는 위기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추 의원이 개혁 정체성을 회복할 수 없는 ‘불끄기용’ 선대위원장은 맡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조 대표가 끝내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해 최악의 경우 분당(分黨)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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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이낙연(李洛淵) 김효석(金孝錫) 의원 등 소장파 의원 20여명은 24일 긴급모임을 갖고 당 정체성 회복과 쇄신을 요구하며 분당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대표측은 “추 의원을 설득해보겠지만 선대위원장직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선거 채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의 고위 관계자도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탄핵 철회를 주장하며 당을 흔들고 열린우리당으로 가려는 행보를 보인다면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 표몰이 착수한 조 대표=조 대표는 23일 대구를 방문해 수성갑 출마를 선언하고 17대 총선 선거운동의 첫발을 내디뎠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당 지지도 하락과 당 내홍의 여파 때문인 듯 이날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무거웠다.

조 대표가 총선 기간 대구에서 줄곧 머물 뜻을 밝힌 데 이어 부인 김금지(金錦枝) 여사도 “매일 아침 바지를 다려주려면 나도 대구에 있어야 한다”며 내조를 과시했다.

기자회견 후 대구 수성구청을 방문한 조 대표를 맞은 구청 관계자는 “조 대표 출마로 수성구의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갈 것 같다”며 호감을 표시했고, 일부 젊은 시민들은 조 대표의 모습을 ‘카메라폰’에 담기도 했다. 당 관계자들은 “조 대표가 일관되게 탄핵안 가결을 주장한 것이 그의 원칙주의 풍모와 맞물려 대구시민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준 것 같다”며 한나라당의 아성을 파고들 주무기를 ‘원칙과 소신’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대구=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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