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파병안 처리 무산]각당 의총 표정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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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민주, 열린우리당은 9일 한-칠레 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동의안 본회의 처리에 앞서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막판 의견조율에 나섰다.

그러나 각 당은 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동의안에 대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은 FTA는 무기명 자유투표로, 이라크 파병안은 ‘당론으로 결정한다’는 원칙만 확인했다. 민주당은 FTA는 기명 자유투표로, 이라크 파병안은 ‘권고적 반대 당론’으로 입장을 정리했고, 열린우리당은 이라크 파병안에 대해선 당론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FTA에 대해선 ‘찬성 당론’ 입장을 정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이라크 파병 동의안과 관련해 “찬성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열린우리당이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 한나라당은 ‘찬성 당론’으로 표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FTA 비준안에 대해서는 기존의 방침대로 기명 자유투표로 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파병안에 대해서는 당초 자유투표 방침에서 입장을 바꿔 권고적 반대 당론으로 정했다. 당론상으로는 반대하지만 의원들에게 어느 정도 자율권을 인정하겠다는 절충안이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표결까지 가는 진통을 겪었다. 조순형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 발언에서 “당리당략이나 일시적 국민여론보다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많은 의원들이 반대의견을 피력해 표결을 실시한 결과 의총에 참석한 의원 40여명 가운데 35명이 파병에 반대해 결국 권고적 반대 당론으로 결정했다.

열린우리당은 FTA 비준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우리나라가 국제 경제 질서에서 미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 여당답게 처리해야 한다는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파병안에 대해서는 당내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끝내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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