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호남출신의원 9명 “여론조사통한 공천 수용”

  • 입력 2004년 1월 16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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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대표(가운데)가 16일 영입인사 환영식을 주재하고 있다. 이날 청소년보호위원회 이승희 위원장 등 13명이 민주당에 입당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운데)가 16일 영입인사 환영식을 주재하고 있다. 이날 청소년보호위원회 이승희 위원장 등 13명이 민주당에 입당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호남출신 의원들은 16일 “기득권을 버리고 신진인사의 진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손에 공천을 맡기겠다”며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총선후보 공천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남 물갈이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전남의 이낙연(李洛淵·영광-함평) 김효석(金孝錫·담양-곡성-장성) 의원, 광주의 전갑길(全甲吉·광산)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개혁의 출발은 공천혁명을 통해 유능하고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라며 이같이 선언했다.

이날 회견문에는 광주의 김상현(金相賢·북갑) 강운태(姜雲太·남) 의원, 전남의 김경재(金景梓·순천) 이정일(李正一·해남-진도) 정철기(鄭哲基·광양) 한화갑(韓和甲·무안-신안) 의원을 포함해 9명이 서명했다.

이들 현역의원이 지구당위원장의 프리미엄을 버리고 100% 일반 유권자들의 여론에 따르는 공천방식을 택하겠다고 자청한 것은 당이 처한 절박함 때문이다.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는 당내 물갈이 논의로 최근 지지율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과의 개혁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부 호남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를 관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행동이란 얘기다.

민주당의 변화와 쇄신을 역설해 온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도 즉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100%를 넘어 999% 찬성 지지 고무 찬양한다”며 “호남지역 선배님들이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는 결단을 내려주지 않으면 조순형(趙舜衡) 대표와 상의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가세했다.

이에 따라 박상천(朴相千) 김옥두(金玉斗) 김홍일(金弘一) 김경천(金敬天) 의원 등 서명에 빠진 의원들은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당원과 유권자의 심판에 의하지 않은 인위적 물갈이는 안 된다”며 일단 부정적 반응이다.

또 당 일각에서는 어차피 신진인사보다 현역의원들의 인지도나 지지율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자칫 실효성 없는 ‘립서비스’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소년보호위원회 이승희(李承姬) 위원장과 서울고검 박승진(朴承鎭) 검사 등 여성계와 법조계, 경제계 영입인사 13명에 대한 환영식을 열었다. 이날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이용호(李容鎬) 국무총리실 공보국장도 사표를 내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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