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 진실공개 고민중”…강삼재의원 "시간달라" 요청

  • 입력 2004년 1월 16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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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총선 당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불법 지원했다는 이른바 ‘안풍(安風) 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의원은 16일 “진실을 밝힐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盧榮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진실을 밝힐지, 모든 것을 안고 감옥에 갈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며 “다음 재판 때까지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로써 관심을 모았던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청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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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변호인 신문을 통해 “당시 돈을 받아 선거에 사용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 돈은 안기부 예산이 아니라 정치자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강 의원측 변호인은 또 “엄삼탁(嚴三鐸) 전 안기부 기조실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용하고 남은 안기부 예산을 빼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며 “상식적으로도 1000억원에 가까운 안기부 예산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안기부 지출관 김모씨는 검찰 신문을 통해 “김기섭(金己燮) 당시 기조실장의 지시로 1197억원을 정책사업비 명목으로 안기부 계좌에서 인출해 김 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1995년 지출관으로 임명돼 전임자로부터 집행하지 않고 남은 예산과 이자 등 5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넘겨받았고 또다른 예산과 추가로 발생한 이자 등으로 조성된 자금을 강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최근의 언론 보도와 관련해 “재판부는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며 “사건 당사자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2월 6일 오후 2시.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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