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씨 ‘내재적 접근’北체제 찬양하는 행위”

  • 입력 2003년 12월 3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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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씨에 대한 4차 공판에서 송씨의 ‘내재적 접근론’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李大敬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30일 공판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나온 김광동 나라정책원 대표(정치학 박사)는 “북한의 시각에서 북한을 바라보자는 ‘내재적 접근론’은 나치즘을 나치즘의 시각에서 바라보자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송씨는 사이비 종교집단을 연구하기 위해 잠입해 들어갔다가 결국 신봉하게 된 꼴”이라며 “송씨의 연구방법은 학문적 일관성과 보편성을 잃었기 때문에 독일에서도 사회과학적 연구방법론으로 정착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또 “송씨의 일부 논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대학 재학시절 쓴 학위논문과 관련이 있다”며 “1980년대 후반 전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무너지던 시기였는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송씨 때문에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역행적 흐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독일 상황은 잘 모르지만 한국을 제외하곤 전 세계적으로 내재적 접근론이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며 “특히 북한만을 내재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은 주체사상과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씨 변호인측은 “내재적 접근론은 이미 북한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해석은 학자마다 다를 수 있는 것”이라며 “증인의 비판은 학문적 비판이 아니라 정치적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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