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구장(球場)은 '진뻘밭구장'"

입력 2003-12-16 15:57수정 2009-09-2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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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정치 구장(球場) 운동장은 ‘잔디구장’이 아니라 ‘진뻘밭구장’이라서 사람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 보다”라고 말해 흥미를 끌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특별기자회견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관련해 “(이 전 총재가)대한민국 사법부에서도 아주 자질이 우수하고 바른 법관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면 국민들도 용서하고 싶을 것이나, 우리는 이 고통의 언덕을 넘어 새롭게 가야할 미래가 있기 때문에 개인의 희생은 감수하길 (국민들이)요구한다”면서 “제 스스로도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나, 오십보백보 아니겠나”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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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또 “스포츠에 비유하면 대선구장(球場)은 ‘뻘밭구장’이라서 누구도 큰 소리할 처지가 아니다”며 불법 대선자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치환경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전에는 규칙도 없고 울퉁불퉁한 자갈밭 '비탈구장'에서 한쪽은 위에서 내려차고 한쪽은 위로 올려차는 축구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잘 다듬어진 잔디구장까지는 아니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이 후보가 (검찰 출두로)한 수 받아쳤으니 이제는 대통령이 어떻게든 받아칠 차례라고 보겠지만, 저는 이미 밝혀왔던 대로 성역 없이 수사를 받고 측근비리는 물론 대선자금에 관해서도 특검을 정해주시면 이의 없이 특검을 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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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이어 “제가 자진해서 검찰에 나가고 하진 않겠지만 수사상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와서 조사받으라면 가서 받겠다”면서 “이 후보가 특별히 밝힌 것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또 다른 공격을 불러온다”고 말을 아꼈다.

노 대통령의 ‘진흙뻘구장’ 발언은 지난 14일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전격 구속된 측근 안희정(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비서실 정무팀장)씨가 구속 직전 지인들에게 자신의 심경을 담아 보낸 이메일의 ‘진흙탕’ 발언과 비슷해 눈길을 끈다.

안씨는 이메일에서 ‘현실 정치와 선거라는 그 진흙탕 싸움 속을 헤치고 나왔으니 어찌 제 바짓가랑이에 진흙이 묻어있지 않겠습니까. 진흙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자위하거나 합리화하지는 않겠습니다.’라고 밝힌바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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