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9일 “미국이 (북한의 핵 포기 및 미국의 북한 안전보장이라는) 일괄타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최소한 차기 6자회담에서 ‘말 대 말’의 공약과 함께 ‘첫 단계 행동조치’라도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첫 단계 조치에 대해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고 △경제 군사적 제재 및 봉쇄를 철회하고 △중유 전력 등 에너지 지원을 약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2차 6자회담 개최를 앞두고 핵문제 해법을 담은 문서를 최근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밤 “(북측 발언은) 회담 불참 표시가 없었던 만큼 크게 잘못돼 간다는 뜻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6자회담 재개 여부는 전적으로 ‘첫 단계 조치’가 합의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북-미 양국이) 동시에 일괄 타결하는 것이 두 나라가 합의해야 할 핵심사항이며, (북한은) 어떤 경우에도 핵 활동을 대가없이 공짜로 동결할 수는 없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한편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