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까 떠날까…민주 호남출신 의원들 신당行 기로

  • 입력 2003년 9월 1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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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최후의 선택을 앞두고 각각 제 갈 길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추석 민심을 본 뒤에…”라며 관망해 온 의원들은 물론 신당 참여로 기운 듯하던 광주 전남 일부 의원들까지 추석연휴 직후 잔류 쪽으로 급선회할 조짐을 보이자 신당파 지도부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전북은 10개 지역구 중 김원기(金元基) 장영달(張永達) 정동영(鄭東泳) 이강래(李康來) 의원 등 신당파 핵심 인사와 신당창당주비위 발족 선언(4일) 이후 정세균(丁世均) 강봉균(康奉均) 의원이 가세, 6 대 4 정도로 신당파가 다소 우세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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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4일 김현종(金鉉宗) 전 민주당 부대변인 등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탈당했던 전북지역 정치인 9명이 이날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복당을 선언하는 등 지역 밑바닥의 ‘탈당 역풍’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광주 전남은 당 사수파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분위기. 광주는 6개 지역구 중 정동채(鄭東采) 김태홍(金泰弘) 의원 2명, 전남의 경우는 13개 지역구 중 천용택(千容宅) 의원 1명만 신당파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뉴맨하탄호텔에서 열린 당 잔류 사수파의 ‘통합모임’에도 그동안 관망파로 분류됐던 이정일(李正一) 배기운(裵奇雲) 박주선(朴柱宣) 의원 등 호남권 의원들이 합류하고 전갑길(全甲吉) 의원이 참여 의사를 위임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50억원의 대선 자금을 선대위에 꿔준 인연을 바탕으로 신당 합류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던 이정일 의원은 이날 “추석연휴를 포함해 최근 지역구(해남-진도)를 돌아봤는데 민심은 민주당을 해체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관망 자세를 보이던 김효석(金孝錫) 의원도 “지역민심이 9 대 1 정도라 (신당이) 어렵겠다”며 이날 사실상 잔류파 회의라 할 수 있는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후보 및 당선자 시절 대변인을 지냈던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대표도 입장을 말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비서실장이 말할 수 있겠느냐”며 거취 표명을 유보하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잔류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호남의 한 지역구 의원은 “지금 당장의 결정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총선까지는 시간이 남은 만큼 전테적인 여론동향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 관망’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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