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분당 세확보 경쟁]“캐스팅보트 중도파를 잡아라”

민주당의 당무회의 폭력사태와 분당 위기 등을 사죄하며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4층 대회의실에서 이틀째 단식농성 중인 김근태 고문(왼쪽)을 5일 김상현(가운데) 김성순 의원이 찾아가 위로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내 신당파와 당 잔류파간에 세(勢)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중도파의 선택이 대세를 가를 ‘캐스팅 보트’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외곽 신당세력의 통합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어 범(汎)여권의 세력 재편 움직임이 빨라질 조짐이다.

▽중도파의 분화와 비주류 연대 움직임=민주당 의원 101명 중 신당파의 창당주비위에 1차 참여한 31명과 당사수파 20여명을 제외하면 범중도파는 50명 안팎에 이른다. 그러나 신당파의 각개격파 전략이 본격화하면서 일부 중도파가 신당 참여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반대로 신당주비위 발족에 반발해 비주류 쪽에 기우는 사람들도 급속히 늘고 있다.

현재로선 당 사수파에 동조하는 세력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나 막상 분당이 현실화될 경우 수도권 의원들이 최종적으로 신당 쪽에 가담할 가능성이 커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김상현(金相賢) 조순형(趙舜衡) 추미애(秋美愛) 강운태(姜雲太) 의원 등 ‘분당반대 서명파’ 의원들은 이날 비주류 좌장인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와 긴급회동을 갖고 △신당 주비위 활동 중단과 주류 비주류의 각종 모임 동시 해체 △당의 단합과 정당개혁 △전국 각지의 역량있는 신진 영입에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분당반대에 서명한 31인 의원의 일부.

그러나 서명파 가운데도 김덕규(金德圭) 의원처럼 신당 참여 의사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서는 의원도 나타나고 있으며 나머지 중도파 20여명은 지역구 여론을 저울질하며 고심하고 있다.

중도파 내에서는 특히 당무회의 표결 무산에 항의해 단식농성 중인 김근태(金槿泰) 고문이 신당에 가담할 경우 중도파의 신당 참여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비주류 힘겨루기와 외곽신당세력 통합 움직임=비주류측은 이날 열린 ‘정통모임’에서 신당 주비위 참여 의원들의 당직사퇴를 촉구하고 중도파와 함께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키로 하는 등 역공에 나섰다.

반면 신당파의 한 핵심관계자는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이 현재 33명에서 신주류 성향의 중도파 의원 10명가량이 추가로 합류해 추석 전까지 43명(지역구의원)으로 늘어날 것이다. 전국구를 포함하면 주비위 의원은 53명에 이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신당파는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아직 ‘당내 통합’ 역할을 고수하며 참여를 보류하고 있지만 과반수 의원의 참여가 가시화되면 결국 결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밖에서 개혁신당을 추진해 온 한나라당 탈당파 5인 모임인 ‘통합연대’와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신당연대) 개혁국민정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7일 개혁신당추진위원회를 결성하는 동시에 민주당 신당 주비위 측과의 연대를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개혁신당추진위는 대변인에 김영춘(金榮春), 대외협력에 김부겸(金富謙), 조직담당에 안영근(安泳根), 기획담당에 유시민(柳時敏) 의원을 각각 임명할 방침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