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U대회 안전이 우선이다

  • 입력 2003년 8월 21일 18시 25분


국제 대회에 참가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입장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다. 어제 저녁 대구 유니버시아드 개회식에서 남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 올 초 아오모리 동계 아시아경기에 이어 4번째 ‘동시 입장’의 감동을 연출했다. 북한의 불참 위협으로 인한 파문의 여파가 채 가시지는 않았지만 대회의 성공을 예감하게 하는 좋은 출발이었다.

170개국에서 85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유니버시아드를 주관하는 개최국의 책임은 막중하다. 완벽한 준비와 빈틈없는 진행으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경기력을 100% 발휘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매끄럽게 진행된 개회식에 만족해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대회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

선수와 임원 보호도 개최국의 책임이다. 특히 ‘지구촌의 고민’으로 대두된 테러를 막기 위한 대책은 나라의 명예를 걸고 준비해야 한다. 얼마 전 이라크에서 유엔을 상대로 한 폭탄테러가 발생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테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이라크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 동티모르 등 분쟁국들이 참가해 특정 선수단을 노린 범죄가 우려된다. 해외 정보기관이 ‘과격 이슬람 단체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심상치 않다.

군과 경찰은 31일 대회가 끝날 때까지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규모가 더 큰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자부심에 빠져, 또는 북한 선수와 응원단에 몰입하느라 전체 선수단에 대한 무한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가 경기장 상공을 비행제한구역으로 설정하고 화학 및 방사능테러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현장 대책도 중요하지만 국제적 공조를 통해 테러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다. 대회 안전대책은 99%가 아니라 100%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