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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9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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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북한측은 이날 대회 참가 입장을 밝혔으나 노 대통령의 유감표명에 대해 야당과 보수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에서 “서로 화해와 협력을 위해 대화하는 상황인데 인공기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불태운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며, 유감스러운 일이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북한측의 사과 요구를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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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수렴도 없이 결정 |
또 노 대통령은 “성조기 모욕행위가 있을 때마다 유감 표명을 해왔듯이 정부에서 유감 표명을 하고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적절히 조치를 취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과 북이 기왕에 화해 협력을 하자는 마당에 북한도 우리 사회의 다원성을 이해해야 하지만, 우리도 북한 사회의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가진 대구 경북지역 언론사 합동회견에서도 “과거 남북이 적대적인 관계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실제로 북한은 적이냐, 대화의 상대방이냐의 두 성격이 공존한다”면서 “이번 대회가 굉장히 중요한 행사인 만큼 내가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하고 성의를 다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이런 문제에 대응하는 것을 보면 너무 감정적이고 강경해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과거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을 끌고나와 시비를 건 게 많았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조금 빌미를 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북한측은 이날 오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선수단과 응원단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남측은 오늘 사죄의 의미가 명백한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우리는 하나의 핏줄을 이은 우리 민족끼리 서로 화해하고 단결하여 함께 통일에로 가려는 일념으로부터 이런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고 밝혔다.정부는 이날 판문점에서 가진 연락관 접촉을 통해 노 대통령과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의 유감 표명을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국내의 이념갈등에 대해선 별반 대책도 없고 사과도 하지 않은 노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에 쫓기듯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지시한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민주연대, 해병전우회 등 보수성향의 단체들도 “우리의 행동은 원칙 없는 대북지원 등으로 사회혼란과 경제위기를 가져오고 있는 노무현 정권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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