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이회창 삼고초려'?

입력 2003-07-12 07:19수정 2009-09-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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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핵심 측근 2명이 1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체류 중인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들은 미국에서 이 전 총재를 만나 새로 출범한 최병렬 체제와 이 전 총재의 관계 설정문제를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의 향후 행보가 한나라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사전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측근들은 다음주 초 귀국해 최 대표에게 이 전 총재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를 앞두고 이들은 최 대표와 의견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이 전 총재는 아직 귀국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연말 귀국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병세가 깊은 고령의 장모에게 언제 ‘돌발 상황’이 생길는지 알 수 없는 데다가 차남 수연(秀淵)씨의 결혼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부인인 한인옥(韓仁玉)씨가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러 있는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최 대표 진영이 ‘이회창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면엔 이 전 총재의 조기 귀국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이 전 총재가 일찍 들어온다는 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는 후문이다.

당내에서는 ‘이회창 변수’는 최 대표가 앞으로 풀어야 할 최대 난제(難題)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최 대표가 지난번 당 대표 경선에선 ‘이회창 삼고초려론’을 던져 승기를 잡는 발판을 마련했지만 정작 이 전 총재가 연내 귀국할 경우 당장 내년 총선 정국에서 당 안팎의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취임 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재가 (내년) 총선 지원에 나선다면 실제로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만 정계 복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라고 말해왔다. 내부적으로 적잖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 핵심 측근은 “이 전 총재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는 게 과연 플러스요인이 될지, 부정적 요인이 될지 쉽게 판단하기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전 총재 본인은 “정계 복귀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으나 이 전 총재의 정계 복귀를 둘러싼 당내 이견이 적지 않은 것도 최 대표가 풀어내야 할 과제다.

이 전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신경식(辛卿植) 의원은 “이 전 총재를 전국구 1번으로 모셔와 총선 지원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했지만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 전 총재가 말을 뒤집고 복귀할 경우 수도권 선거는 참패”라고 반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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