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도올, 대통령 비판도 최소한의 예의를…"

  • 입력 2003년 6월 5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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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도올 김용옥에 대해 "당신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닌가"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권위에 예의를 갖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지난 4일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문화일보 도올 김용옥 기자의 '노 대통령, 당신은 통치를 포기하려는가(3일자 문화일보)'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비난했다.

청와대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대통령에 대해 '그대' '당신'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등 한국의 대표 석학을 자처해온 도올의 기사로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수준의 표현과 논리로 가득찼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 도올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청와대는 "기사 내용에 대해 평가할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다만, 비판에도 격이 있고 최소한의 예의가 있는 법이다. 하물며 그 대상이 대통령이라면 보다 정제된 표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자는 지난 3일 '취임 100일에 부치는 쓴소리'라는 문화일보 기사를 통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새만금' '대북송금 특검' 등의 각 분야의 정책에 대한 평가와 함께 대통령에게 "대통령 때려치우시라"고 비판했었다.

▼청와대 브리핑 전문▼

문화일보 도올 김용옥 기자가 3일 참여정부 100일에 대해 독설을 쏟아냈다. 김 기자는 이날 ‘노 대통령, 당신은 통치를 포기하려는가’ 제하의 ‘시국진단’을 통해 거친 어법으로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을 질타했다.

“통치를 포기” “국가를 우습게 알고 국민을 우롱” “무능력의 표출” “비겁한 말바꿈” 등 비속어 수준의 막말이 곳곳에 등장했다. 대통령에 대해 ‘그대’ ‘당신’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등 최소한의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의 대표 석학을 자처해온 도올의 기사로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수준의 표현과 논리로 가득찼다. 글쓰기의 개성을 아무리 인정한다 해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신문 기사로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았다.

기사 내용에 대해 평가할 의도는 전혀 없다. 신문 기사 게재는 전적으로 신문사가 결정할 문제이고 독자로부터 최종 판단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비판에도 격이 있고 최소한의 예의가 있는 법이다. 하물며 그 대상이 대통령이라면 보다 정제된 표현이 필요하다.

대통령은 헌법으로 보장된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이다. 법과 질서의 마지막 보루이고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존망을 최종적으로 책임진다. 따라서 대통령의 권위는 국민의 권위이자, 국가의 위신ㆍ자존심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도올도 철학자이자 언론인이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국민이지 않은가.

대통령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대통령을 비하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참여정부는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권위주의적인 틀을 깨고 대화와 토론, 이에 따른 비판과 대안제시, 그리고 관용의 정신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주어진 국민들을 대표하는 권위까지 거부할 뜻은 없다. 도올의 보다 정제된 고언을 기대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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