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경추위 결렬 위기…둘째날 회담일정 취소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가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측의 비난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결렬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측 회담대표인 김광림(金光琳) 재정경제부 차관은 21일 “22일 오전 10시까지 북한의 비난발언 및 기조연설을 비공개하기로 한 약속을 파기한 데 대해 성의 있는 해명이 없으면 22일 오전 10시 예정대로 서울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회담 이틀째인 이날 남북 대표단은 오전 오후 예정됐던 2, 3차 회담은 물론 만찬 계획도 취소한 채 양측 연락관 접촉만 계속했으나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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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은 이날 북측 수석대표인 국가계획위원회 박창련 제1부위원장이 기조연설에서 “남한에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이라는 발언을 한 것과 비공개 약속을 깬 행위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반면 북측은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론된 ‘추가적 조치(further steps)’가 무엇인지를 밝히라며 맞섰다.

김 차관은 이날 수행기자단에 쌀 지원 협상과 관련, “쌀은 인도적 지원인 만큼 주민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며 “북한에 양보하는 것을 전제로 한 신뢰보다는 원칙에 입각한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겠다”고 말했다.

남측 대변인인 조명균(趙明均) 통일부 교류협력국장도 이날 밤 “남측은 북측이 관례를 깨고 기조연설을 공개한 데 대해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강조했다. 조 국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미 이후 정부가 강경하게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지나치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기본 원칙일 뿐이다”고 답했다.

한편 북측은 “기조연설에서 ‘남측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추가적 조치’가 군사적 조치이고 미국이 (북을) 선제공격한다면 남측도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볼 것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설명이었다”고 남측 협상관계자들에게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공동취재단

천광암기자 iam@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