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문가' 와카미야 "일본내 對北반감 고조…"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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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기자
김동주기자
“핵과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의 전망이 서지 않는 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은 어렵다는 것이 일본의 분위기입니다.”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55) 아사히신문 논설주간은 16일 “일본의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은 국교정상화가 전제돼야 하며 국교정상화는 국민감정상 핵과 납치 문제의 해결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언론재단의 예비기자연수 프로그램에 강사로 초청받아 14일 한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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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미야 주간은 “요즘 일본은 핵과 납치 문제로 북한에 대한 반감이 매우 강해졌다”며 “김정일(金正日)체제가 붕괴될 때까지 압박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북한체제를 보장한 뒤 국교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온건론이 혼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납치 문제 해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핵문제는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문제”라고 진단했다.

와카미야 주간은 “북핵 문제 해결은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일본은 주변국의 여러 의견을 참고해 미국의 독주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에서 일본이 배제된 데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일본보다는 한국이 먼저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4자회담(남북한 미국 중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은 적당한 시점에 러시아 등과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카미야 주간은 ‘다자회담틀에서 일본의 역할이 경제지원에만 국한되면 어떡하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김 국방위원장간의 평양선언(지난해 9월)에서도 일본은 경제협력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북한과는 아직 매듭짓지 못한 식민지보상 차원에서라도 언젠가는 대북 경제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월드컵축구대회 공동개최 이후의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인들이 북한과 한국을 나누어 생각하게 된 것도 월드컵축구대회를 공동개최한 덕분”이라며 “월드컵축구대회 공동개최로 이룬 한일관계의 개선은 두 나라 모두에 매우 귀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일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이 공동관심사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카미야 주간은 81년 1년간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93년부터는 한일포럼의 일본측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드컵축구대회 한일 공동개최가 결정되기 1년 전인 95년 6월에 이미 ‘월드컵축구대회를 한일 두 나라가 공동개최하자’는 사설을 써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논설위원, 정치부장, 편집국 부국장,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지난해부터 논설주간으로 일하고 있다.

심규선기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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