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 계파간 대결]"헤쳐모여 창당" vs "편가르기 不可"

  • 입력 2003년 4월 30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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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잇달아 열린 민주당의 각 계파 모임에서는 ‘신당 불가피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정작 신당의 방향과 추진 방식, 주도 세력 등 구체적 방법론을 놓고는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논의가 진행될수록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전날 신주류 중진 6인회동에서 의견을 모은‘통합형 신당’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하기 위해 각 정파의 간사급 의원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의견수렴에 나섰다.

▽개혁신당론=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신당추진위를 구성한 뒤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해 당 밖 개혁세력과의 ‘헤쳐모여’를 하자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일체의 기득권 포기와 구주류의 사실상 2선 후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뺄셈형 신당’으로 불리기도 한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우리가 통합하려는 것은 국민이지 모든 세력이 아니다. 무원칙하게 이런 저런 세력을 다 모으자는 것은 아니다”며 “백지상태에서 개혁 정당의 원칙에 동의해야 참여할 수 있고 ‘수구꼴통’ 인사들이 나서려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鄭東泳) 의원도 “6인 중진 모임에서도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한 범개혁세력의 대동단결,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 당내 신당추진위 구성 등 ‘신당 창당 3원칙’에 동의했다”며 “특히 신당 창당을 선언한 22인의 ‘선도적 그룹’이 추구하는 것은 당내 계파 통합이 아니라 정당과 정파를 뛰어넘는 국민통합”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도 이날 “당내 신당추진 기구를 공식적으로 못 만들면 비공식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 비공식기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뜰 것이다”며 가세했다.

신주류 강경파가 포진한 ‘바른정치실천연구회’도 이날 조찬 모임을 갖고 신당을 대세로 확산시키기 위해 일단 당내 설득을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 의원들은 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시절 선대위 본부장단을 지낸 ‘핵심 15인 모임’을 통해 신당 추진 일정과 전략을 논의하고 다음주 중 신당에 동의하는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신당대세론을 밀어붙인다는 전략이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노 대통령의 신당 참여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 기대한다. 신당이 노 대통령의 개혁정신을 뒷받침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노 대통령과의 ‘코드 일치’를 강조했다.

그러나 개혁파 내부에서도 이재정(李在禎) 문석호(文錫鎬) 김성호(金成鎬) 의원 등은 당내 모든 인사를 참여시킬 수 있도록 내부 설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온건론을 펴고 있다.

▽통합신당론=민주당을 주축으로 외연 확대를 중시하는 주장. 김근태(金槿泰) 의원은 “뺄셈형 신당은 결코 안 된다. 민주당에서 개혁을 추구해왔던 모든 당원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통합형 신당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와 김원기(金元基) 김상현(金相賢) 고문 등 신주류 중진들도 “누구를 가르고 배제하는 신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편가르기식 신당’이 민주당의 현실적지지 기반인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이반을 초래, 총선 참패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상현 고문이 이날 44명의 개혁그룹 의원이 참여한 열린개혁포럼 전체회의에서 “당내 통합신당추진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관철시킨 것도 ‘개혁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친노 개혁소장파들의 ‘과격한’ 신당 추진이 몰고 올지도 모를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강운태(姜雲太) 박병석(朴炳錫) 조재환(趙在煥) 의원 등 구주류 및 중도성향 의원 20명은 이날 조찬 모임을 통해 ‘통합과 개혁을 위한 모임’을 발족시키고 “신당 논의는 당 공식기구에서 논의, 수렴해야 한다”며 신주류측의 일방적인 신당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당의 혁신적 개혁과 필요시 당명 변경, 외부세력 수혈 등을 통한 ‘리모델링’까지는 수용할 수 있지만 민주당의 법통 유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주류측의 신당추진론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한편 민주당을 사수하며 당내에서 제도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출신 의원 12명도 이날 오찬모임을 갖고 “민주당은 대통령을 만들어 낸 당이다. 몇몇 의원이 신당을 생각하는지 몰라도 우리는 민주당의 법통을 계승해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민주당 신당 추진 두갈래 흐름
개혁신당론구분통합신당론
여야 및 재야 진보 개혁 세력의 헤쳐 모여식 연합당의 성격민주당 중심의 민주 개혁세력 통합
4당 이상의 보혁구도 다당제 개편, 연합에 의한 정국운영지향하는 정국구도통합당으로 총선에 전력투구, 원내 1당 확보해 국정 주도
친노무현 대통령 개혁파소장 개혁파신당 방법론범주류 중진일부 동교동계 및 중도파
지도부 즉각 사퇴 등 민주당 기득권 완전포기.수용 안되면 이탈불사일단 민주당 틀 내의 신당 논의를 통해 세력확대에 주력민주당과 외부 개혁세력의 연합민주당 법통 유지하면서 외부세력 수혈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정동채 이호웅 이종걸 임종석 오영식 이상수 장영달 이강래 정세균 김성호 이재정 문석호 정장선주요 참여 의원김원기 정대철 김근태 조순형 김상현 김경재 신계륜한화갑 정균환 설훈 조성준 강운태 배기운 박주선 장성원 김성순 박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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