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대표 "대선-재검표 책임지겠다"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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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29일 대선 패배와 재검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서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어차피 다음달 2일부터 2주 동안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대표 직무대행을 임명해야 할 상황”이라며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무를 이끌 대행을 지명한 뒤 사실상 대표직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상득(李相得) 하순봉(河舜鳳) 김정숙(金貞淑)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이 “당헌·당규상 대표 및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전까지는 공식 사퇴가 불가능하다. 사퇴하면 지도부 공백이 초래된다”며 만류했으나 서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서 대표의 사의 표명은 당 개혁 논의 과정에서 ‘현 지도부의 즉각 직무정지’ 요구가 나오고, 소득 없이 끝난 재검표 소동에 대해 책임론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어차피 내년 4월 총선 이후 전당대회를 새로 치러야 하는 만큼 서 대표가 계속 남아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과도적으로 당을 관리해야 한다는 ‘서 대표 역할론’도 대두하고 있어 서 대표가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홍사덕(洪思德) 당·정치개혁특위위원장은 최근 “지난해 말 서 대표가 차기 지도부 경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의 족쇄는 풀어줘야 한다”며 ‘제한 없는 완전경쟁론’을 주장하고 있어 서 대표가 당권에 재도전할 경우 당권 구도 자체가 급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서 대표의 의도와 관계없이 그의 사퇴 표명은 3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유력 당권주자들의 물밑 경쟁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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