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소장파 “전면 개혁”지도부 “점진 개혁”

  • 입력 2002년 12월 24일 18시 37분


한나라당 각 정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빠진 진공상태에서 당 쇄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지도부인 최고위원들의 의견도 서로 다르고 중진 소장파 등 선수(選數)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당 개혁 전반을 논의할 가칭 ‘쇄신위원회’를 설치하되, 통상적인 당무활동은 현 최고위원회의가 맡도록 하는 ‘2원 체제’를 구상중이다. 서 대표측은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주요 법안 처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지도부를 공백상태로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진재(金鎭載) 박희태(朴熺太) 김정숙(金貞淑) 최고위원 등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를 발족시켜 당 쇄신방안을 논의하자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이부영(李富榮) 의원과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이 이 주장에 가깝다.

재선, 3선 의원 모임인 희망연대도 이날 간사회의를 갖고 “현 지도부는 즉각 퇴진하고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며 △국회중심 정당 지향 △중앙당 축소 △최고위원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25, 26일 서울 근교에서 단합모임을 가질 예정인 초 재선 및 젊은 지구당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도 당 개혁을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회원 중 한사람을 내세워 당권에 도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새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서 대표는 당초 1월 개최를 주장했으나 반론이 있다면 3월에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병렬 김덕룡 의원측은 “현 대의원 구조로는 전당대회를 열어도 기존 지도부가 재신임을 받을 게 뻔하다”며 대의원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6일 열릴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당 개혁 방법론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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