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탈북자 증언으로 北 핵개발 포착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26분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핵개발 계획을 포착해 시인을 받게 되기까지는 탈북자의 증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에서 근무하던 북한 남성이 작년 말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망명한 뒤 한국 당국에 핵 개발 시설의 건설장소, 취급 기술 등에 대해 상세히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 계획이 1998년 시작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 개발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때 이 정보의 신빙성을 의심하기도 했으나 증언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올 1월 미국정부에 이 정보를 제공했다.

이 정보를 넘겨받은 미국은 정찰위성이 찍은 북한의 핵시설 지역 사진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정찰위성 감시를 대폭 강화했다. 그 결과 7월경 문제의 시설이 핵과 관련된 ‘진짜’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 계획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면서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반입경로를 추적한 끝에 제공자가 파키스탄이라는 것도 확인했다. 그 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과 회담을 가졌을 때 북한이 핵개발 사실을 시인했다. 요미우리는 이 밖에 “최근 식량난 등으로 인한 탈북자 대량 유출은 북한 정권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면서 “탈북자 증언으로 북-미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에 북한은 탈북자 감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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