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선적 北선박 나포]日외상 "수교교섭 타결 어려울 것"

  • 입력 2002년 12월 11일 18시 29분


미 CNN방송이 11일 오전(한국시간)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가던 북한 화물선이 스페인 함정에 나포된 사실을 긴급 방송하고 있다. - CNN방송 촬영
미 CNN방송이 11일 오전(한국시간)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가던 북한 화물선이 스페인 함정에 나포된 사실을 긴급 방송하고 있다. - CNN방송 촬영
미사일을 선적한 북한 화물선이 나포된 데 대해 일본은 즉각 명확한 진상규명을 북한에 요구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북한의 오랜 맹방인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본〓일본 정부는 북한에 미사일 선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북-일 수교교섭은 일본인 피랍자 처리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10월 말 한 차례 회담을 가진 이후 중단된 상태.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은 11일 오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미사일 선박 나포와 관련, “만일 사실이라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미사일 개발 중단 등을 명시한) 북-일 평양선언을 지키지 않으면 수교교섭은 타결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미사일 선박과 관련된 정보는 10일까지 일본을 방문했던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이미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이 9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 가와구치 외상 등과의 연쇄회담에서 위성정보 등을 토대로 북한에서 중동으로 미사일을 운반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괴선박이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

▽러시아〓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1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교 경로를 통해 북한측의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바노프 장관은 “최종 결론은 북한으로부터 모든 관련 정보를 전달받아 면밀히 검토한 뒤에만 내릴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은 북한 미사일 선박 나포 소식을 국제뉴스 머리기사로 상세히 보도했으나 러시아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 언론은 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자제하며 사실관계만을 전했다.

관영 노보스티 통신은 워싱턴발로 “미국은 이 화물선이 북한을 출발할 때부터 인공위성을 통해 추적하는 등 화물선 나포를 위해 철저히 계획했다”며 “미국이 앞으로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중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선박과 관련한 미 국방부 발표에 대해 11일 현재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도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사실관계만을 보도했을 뿐 논평은 곁들이지 않았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해온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원론적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중국은 방중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에게 북한 핵 및 미사일 수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실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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