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서 발표까지]25일 0시15분 협상단 결과발표

  • 입력 2002년 11월 25일 01시 49분


25일 0시05분. 후보단일화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서울 르네상스호텔 4층 토파즈홀에 나타난 민주당 신계륜(申溪輪) 후보비서실장 등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 협상단의 얼굴에는 여유있는 미소가 흘렀다. 반면 국민통합21의 민창기(閔昌基) 홍보본부장,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곧바로 신 실장과 민 본부장이 조사결과를 번갈아가며 발표하고 민 본부장이 끝으로 “결과적으로 조사가 1 대 0으로 우세이기 때문에 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됐다”고 발표하자 발표장 안에 와 있던 노란 셔츠에 노란 모자를 쓴 노사모 회원 30여명은 일제히 “와! 이겼다”고 만세를 불렀다.

노무현, 정몽준(鄭夢準) 두 후보의 운명을 가른 여론조사는 24일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리서치 앤 리서치(R&R)’와 ‘월드리서치’ 등 2개 조사기관에서 실시했다. 조사대상은 각 2000명씩 4000명이었다.

설문 문항은 맨 먼저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투표할 것인가’를 물은 뒤, 두 번째로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한나라당 이회창씨, 민주당 노무현씨, 국민통합21 정몽준씨, 민노당 권영길씨,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씨, 무소속 장세동씨 중 어느 후보를 지지하시겠는가’라는 다자대결시 단순지지도를 물었다. 세 번째로 단일후보를 결정한 문항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십니까, 아니면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양당의 6인 협상단은 2개 조사결과 중 한 곳만 이기는 쪽이 단일후보가 되는 것으로 합의했고, 1 대 1 무승부일 때에는 양당 관계자들이 즉시 만나 재조사 여부를 합의해 결정키로 했다. 또 협상단은 서울 르네상스호텔에 머물려 여론조사 과정을 총지휘했다.

조사결과는 발표장이 마련된 서울 르네상스호텔 4층에 내려오기 5분 전인 25일 0시경 양측 협상단에게 통보됐고, 민주당 신계륜 후보비서실장과 통합21 민창기 홍보본부장은 각자 두 후보에게 “노 후보가 이겼다”는 결과를 전화로 알렸다.

신계륜 실장이 노 후보에게 ‘승리’사실을 알리자 노 후보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으며 “월드리서치 조사결과는 왜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밑돌았느냐”고 반문한 것 외에 특별한 발언은 없었다고 신 실장이 전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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