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내 지뢰제거 1주일째 제자리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5시 20분


'남북 철도 도로 연내 개통, 결국 물 건너가나.'

남북 상호 지뢰제거 검증단의 파견 절차를 둘러싼 주한 유엔군 사령부와 북한의 마찰이 장기화되면서 경의선과 동해선 공사 구간의 비무장지대(DMZ)내 지뢰제거 작업이 1주일째 제자리 상태다. 이에 따라 이달말로 예정됐던 동해선 임시 도로의 개통은 물론 경의선 철도의 연내 개통 일정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북측에 수차례에 걸쳐 전화 통지문을 보내 정전협정에 따라 검증단의 명단을 유엔사에 통보해줄 것을 설득했지만 '요지부동'이라는 것. 게다가 북한은 '선(先) 지뢰 제거 완료, 후(後) 상호 검증'을 하자는 우리측의 또 다른 제의도 '상호 검증없이 작업을 마칠 순 없다'며 강력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이번 사태가 불거진 뒤 남북 모두 1주일째 DMZ내 지뢰 제거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며 "현재 양측 공사 병력은 지뢰 제거가 끝난 지역의 뒷 정리와 노반 다지기 등의 작업을 실시중이다"고 밝혔다.

남북 양측의 지뢰 제거 작업은 이달 초 이미 군사분계선(MDL) 남북쪽 100m 지점까지 근접해 양측간 거리가 200m에 불과할 정도로 진척된 상태.

사태가 장기화되자 군 일각에선 경의선 철도의 연내 개통이 사실상 물 건너간게 아니냐는 '회의론'도 심각히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유엔사에 대한 검증단의 명단 통보 거부에 이어 상호 검증을 공사 완료의 '필수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갈수록 상황이 꼬이고 있기 때문. 일부에선 이번 사태가 경의선과 동해선의 공사 전반은 물론 개성공단 사업등 다른 남북 경협에도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양측 검증단의 MDL 통과를 둘러싼 '절차상의 이견'일뿐 지뢰제거 작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당초의 장담이 불과 1주일만에 '공수표'(空手票)가 되버렸기 때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주중 유엔사와 협의를 갖고 북에 대한 다각적인 설득 작업에 고삐를 죄겠지만 북측이 계속 거부할 경우 뾰족한 해법이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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