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슨교수 “남북분단 장기화 美도 책임…통일 도와야”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8시 38분


미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이 분단 고착화의 현상유지에서 통일 자주국가 수립이라는 현상 타파 노선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미 해군대학원 교수인 에드워드 올슨 박사(사진)는 이달 초 미국에서 발간한 저서 ‘한미관계의 정상화, 적절한 시기에?(Normalizing U.S.-KOREA Relations-IN DUE COURSE)’에서 미국 정부에 이 같은 역(逆)발상의 한반도 정책을 제안했다.

미 국무부 정보연구국 동아태 담당관 출신의 올슨 박사는 이 저서에서 1943년 카이로 회담에서 미국과 영국, 중국이 한국민에게 한 약속을 상기시켰다. 당시 3국은 “현재 한국민이 노예상태 아래 놓여 있음을 유의하여 ‘적당한 시기에(in due course)’ 코리아를 자유독립국가로 하기로 결의한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저서요약.

제2차 세계대전 후 한반도에 대한 강대국의 불공정한 처리는 나치 독일에 자발적으로 병합된 성격이 적지 않은 오스트리아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승전국들은 나치 독일은 분할했지만 오스트리아는 피해국으로 규정, 1955년 완전 독립시켰다. 한반도의 경우 전범국가인 일본은 냉전의 전초기지라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분할하지 않은 반면 피해국인 한국을 분할했다. 만약 일본이 분할되고 한국에 통일자주국가가 수립됐을 때 역사가 어떻게 전개됐을지를 상상해 보라.

물론 남북분단의 장기화에는 남북갈등의 원인이 가장 크지만 미국의 책임도 크다. 미국은 말로는 통일을 지지하면서 사실상 분단을 유지해 왔다. 미국은 한반도 내 유일한 합법 정부로 한국을 인정하는 하나의 코리아 정책을 펴 왔지만 사실상 한국은 우방국, 북한은 적성국이라는 두 개의 코리아 정책을 추구해 왔다. 그래서 한미관계는 후견-피후견 관계, 북-미관계는 적대관계가 형성돼 어느쪽도 미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었다.

그래서 먼저 한미관계를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민에게 민족자결주의를 부여해야 한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헤게모니의 수준을 낮추거나 헤게모니 자체를 없앨 필요가 있다. 과도한 미국의 영향력은 한국이나 미국 모두에 건강치 않으며 확실히 비정상적이다.

이 같은 공감대에서 미국과 한국은 방위비 분담이나 정책 결정권의 공유에서 보다 평등하고 상호주의적인 방향으로 한미동맹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남북관계에서 진전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 정책에 흡수해야 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남북관계의 진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한미 동맹관계를 점차적으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다국간 안보시스템으로 개편해서 지정학적으로 각국이 상호독립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정치적 독립을 촉진해야 한다. 다국간 안보시스템이 정착된 가운데 한반도에 통일이 이뤄진다면 미국은 이 시스템에 한 당사자로만 참여해야 한다. 그 결과 한반도에서 미군을 부분 철수 또는 완전 철수할 수 있다.

미국은 한반도 분단의 유용성 때문에 한반도 통일을 지원해야 할 실용적, 현실정치적 필요는 많지 않다. 하지만 통일된 자주독립국가가 수립될 경우 도덕적 외교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고 불량국가 또는 ‘악의 축’ 국가 중 하나가 사라지는 안보적 이점을 누리게 된다.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군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에드워드 올슨 교수▼

-현 미 해군대학원 국가안보 및

아시아 담당 교수

-캘리포니아주립대(로스앤젤레스)

역사학 전공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동아시아학 석사

-아메리칸대 국제학 박사

-국무부 정보연구국 동아태 담당관(75∼80년)

▼저서▼

-일본:경제 성장, 자원, 희소성 그리고 환경적인 제약(1978년)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호혜주의(1985년)

-미국 정책과 두 개의 코리아(1988년)

-21세기 미 국방정책(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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