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소폭탄 개발 가능성"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4시 46분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하면서 '보다 강력한' 무기라는 말을 덧붙인 데 대해, 북한이 원자폭탄의 파괴력을 넘어서는 열핵(수소)폭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이런 말을 흘렸을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미국 핵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학자들의 전략안보프로젝트 협회(FAS)'의 마이클 레비 사무총장은 17일 '보다 강력한'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은 생물학 혹은 화학무기 개발 위협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해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UPI통신이 보도했다.

레비 사무총장은 이날 UPI통신과의 회견에서 "내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은 그 표현이 틀림 없이 (수소폭탄 제조를 위한) 열핵 장비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FAS 내에서) 토론의 대부분은 (북한이 미국 정부에 전한 말의) 번역이 정확히 무엇이었느냐 하는 점에 모아지고 있다"고 전하고 북한측이 생물학 무기를 가리키기 위해 '강력한' 이란 단어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 가능성이 결코 과소평가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의 무기급 우라늄 프로그램 외에, 북한이 현재 가동되고있지 않는 러시아의 원자로로부터 플루토늄을 이미 확보했다고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이 추정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핵확산금지 연구 단체인 핵통제연구소의 에드윈 라이먼 소장은 이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두 물질이 모두 수소 핵융합폭탄 제조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이먼 소장은 수소폭탄 제조에서 열핵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먼저 핵분열반응을 이용한 원자폭탄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현 시점에서 수소폭탄과 관련한 성과를 거뒀다고 결론짓기에는 너무 성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 이같이 고도의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할만한 이유가 있다면 부시 행정부의 반응은 보다 강제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소폭탄은 복잡한 2단계 핵반응 과정을 수반한다. 예를 들면, 우라늄 연쇄 반응을 통해 중수소화 리튬이 고온하에서 중성자의 충격을 받으면 수소의 무거운 동위원소인 이중수소(듀테륨)와 삼중수소, 헬륭 등이 생성된다. 이후 점화플러그 역할을 하는 플루토늄이 열을 가해 수소가 태양의 엄청난 에너지 생성 원리와 똑같은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도록 고온으로 만들어준다.

수소폭탄은 폭발물 TNT의 수백만t에 상응하는 수십 MT(메가톤)에 이를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진다. 이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수백배에 해당하는 파괴력이다. 예를들어, 1MT이 미국 백악관 주위의 넓은 잔디광장에서 폭발하면 약 4.8㎞내에 있는 모든 건물은 없어진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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