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당 파열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와 당 공조직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좁혀보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간의 갈등인 셈이다.

노 후보와 가까운 신기남(辛基南) 정치개혁추진위 본부장(선대위 산하)은 16일 전날 한 대표가 ‘4000억원 대북지원설’과 관련해 계좌추적을 촉구하고 나선 노 후보의 발언을 “야당 공세에 무조건 동조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것을 정면 공격했다.

그는 “한 대표는 자신의 주장대로 선대위와 당을 분리해 놓고, 선대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고 있다”며 “맹목적인 정부의 허물 감싸기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당헌·당규상 선대위는 모든 당 기구에 우선한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 재정 문제를 놓고 선대위 인사들과 당직자들간에 입씨름이 벌어졌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이 “지금까지 당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것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자 이상수(李相洙) 선대위 총무본부장도 “당에서 돈을 주지 않아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고 가세했다.

이에 유용태(劉容泰) 사무총장은 “당에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거칠게 반박했다. 노 후보측은 현재 정 위원장과 몇몇 선대위 간부들이 사비를 걷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주당이 문석호(文錫鎬) 신임대변인을 임명, 공동대변인제로 운영키로 한 것도 양측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이 선대위 회의 때문에 원내대책회의 등 당 회의에 불참하는 일이 잦아지자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에 역할분담 차원에서 대변인을 추가로 임명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