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밀사' 요시다 근황]이름 알려져 '밀사가치' 떨어져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40분


김대중 정부와 북한 지도부와의 밀사로 활약해 온 재일동포 2세 출신 일본인 요시다 다케시(吉田猛) 신일본산업 사장은 지난해 이후로는 거의 북한 관련 창구 역할을 하지 않고 본업인 북한과의 무역업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0년대부터 북-일간 비밀파이프 역할을 해오며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따내는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으나 최근 들어 그의 ‘존재’가 너무 알려지는 바람에 ‘밀사’로서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90년대 북-일간 접촉 때는 물론 95년 일본 자민당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당시 간사장이 대북 쌀 지원을 할 때도 대북 밀사역할을 하는 등 대표적인 대북 창구역할을 해왔으나 요즘 들어 전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8월 말 북-일 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되기 며칠 전에도 전혀 다른 인물이 국회를 돌며 북-일 정상회담 관련 물밑접촉을 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 소식통은 “1, 2년 전까지만 해도 대북 관련 비밀업무는 반드시 요시다를 통해야 했지만 요즘에는 다른 인물로 대체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대아산의 사업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표면적인 활동은 크게 줄었다”면서 “그러나 일본 투자자를 북한에 소개하는 등 무역상사로서의 중개업은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요시다 사장이 경영하는 신일본산업은 최근 북-일 무역이 부진해지고 투자중개 사업도 크게 감소하자 지난해 회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사무실도 도쿄 번화가인 마루노우치에서 간다로 이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4일 금감위에 대한 정무위 국감에서 요시다 사장이 현대, 아태평화위 인사와 만난 시기와 장소,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지만,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한 경위나 출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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