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빈장관 전격연행]北 신뢰도 추락… 外資유치 빨간불

양빈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이 체포된 4일 중국 단둥에서 북한으로 이어지는 '조중우의교'앞에 중국 공안들이 대거 배치됐다. - 단둥(중국)연합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의 초대장관인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중국 공안에 의해 전격 체포됨에 따라 신의주특구 개발이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의주특구 개발은 기본적으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이자는 것인데, 잠재 투자자층이 양빈의 체포를 보면서 신의주특구의 이미지와 위상에 회의를 품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의주의 경제적 이점이나 북한의 정책 결정 스타일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던 외국자본들이 보다 소극적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양 장관의 혐의는 거액의 탈세와 부동산 불법개발, 탈세 등이다. 조사만으로 끝날지, 아니면 구속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네덜란드계 화교인 양 장관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개혁개방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꺼내든 ‘깜짝카드’였던 만큼 김 위원장과 북한지도부의 타격도 적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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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용승(董龍昇)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양빈 장관 체포가 신의주특구 개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북한 당국의 신뢰성 손상 외에도 개발속도가 더뎌지고, 특히 장관이 교체될 경우엔 특구 개발의 밑그림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명철(趙明哲·전 김일성대 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추천한 데 따른 내부 책임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양빈 장관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서둘러 후임 장관을 임명할 경우 양 장관의 입을 통해 알려져서는 곤란한 북한 내부사정이 흘러나올 수도 있어 당분간은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주 개방은 북한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사업이고, 현재 북한이 처한 심각한 경제난을 고려할 때 신의주특구 개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히려 중국이 못마땅해 하는 양빈 장관이 중도하차하고, 대신 중국이 신뢰하는 인물이 특구를 이끌 경우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의주특구가 성공하려면 지리적 특성상 출입국 및 시장 문제 등에서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승렬(吳承烈) 통일연구원 경제협력연구실장은 “북한이 시도하는 개방노력이 좌절되는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의주특구가 제 모습을 갖추려면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일은 초기의 시행착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