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에 참석중인 최수헌(崔洙憲)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본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북한을 '최대의 적'으로 규정하고 '악의 축' 국가의 하나라고 지칭하면서 대(對)테러전을 명분으로 '선제 핵공격'까지 거론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부상은 "미국이 우리 체제와 주권을 존중하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평등과 호혜의 원칙 위에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북미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방침을 겨냥해 "무력의 사용과 강제적 조치, 일방적인 행동은 국제관계에서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최 부상은 한반도 문제에 관해 "외세의 간섭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에 차질이 빚어졌으나 최근들어 남북관계가 본궤도에 재진입한 것은 진실로 다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회담이 북-러 관계 진전과 북-일 외교관계 정상화의 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보, 새롭고 공정한 세계질서의 창조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유엔본부=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