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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17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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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김승연(金昇淵) 한국화약그룹 회장,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장충초등학교 동기다. 정 의원은 어린 시절 같은 방을 쓰던 다섯째형 몽헌(夢憲)씨를 무척 따랐다.초등학교때별명은 ‘울보’였다.
그는 경기중학교에 지원했으나 떨어진 뒤 중앙중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 시절 정 의원은 ‘머리 좋고 장난 심한 개구쟁이’였다. 중앙중학교에 입학한 직후 지능지수(IQ) 검사 수치는 ‘131’이지만 행동발달상황란에는 ‘침착하지 못하며 작란(장난의 오기)이 심하다’(1학년) ‘작란이 심하고 생활 주변의 정리가 돼 있지 않음’(2학년)이라고 적혀 있다.
중3 시절 크리스마스 때 정 의원은 친구들 네댓 명을 끌고 가 밤새 ‘올 나이트’를 한 일로 담임선생님에게 종아리를 맞은 적도 있다. 국어 교사이던 담임 임환(任桓·74)씨는 부친 정주영씨에게 정 의원을 ‘차에 태워 등하교시키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정주영씨는 “그러면 애 버릇 나빠진다”며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중3 때 투표로 반장이 됐다. 중1 때는 전체 496명 중 104등, 3학년 때는 490명 중 106등을 차지했다. 고교 성적은 1학년 때 전교생 490명 중 84등, 2학년 땐 문과생 160명 중 5등, 3학년 땐 문과 160명 중 9등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정 의원은 나서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남자다웠다는 게 친구들의 평이다.
중고교 동기인 윤동구(尹同求·윤보선 전 대통령 아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교수는 “한번은 우리 집에서 아버지께서 친구분들과 식사를 하시는 데 한 자리가 남아 ‘누가 와서 같이 먹자’고 하자 정 의원이 선뜻 자기가 같이 먹겠다고 하더라. 아버지께서 사내답고 당당하다고 아주 귀여워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스포츠를 즐겨 대학 시절이던 72년에는 전국체육대회 승마 장애물 비월경기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고 75년에는 스키 활강경기 도중 넘어져 어깨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고1 때는 학교 뒷동산에서 100여명이 보고 있는 가운데 역도부원과 ‘한판 붙어’ 상대방을 녹아웃시킨 일이 있다. 중고교 동기였던 손호철(孫浩哲) 서강대 교수는 “정 의원은 고1 때 유명한 복싱 심판이던 친구 아버지에게서 복싱을 배웠는데 역도부원들이 설욕을 위해 단체로 ‘정몽준 죽인다’고 기다리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대학시절 그의 전체 평점 평균은 2.9점(만점 4.3점)이었으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좋아졌다. 대학 첫 학기엔 2.6점을 받았으나 2학기 때는 ‘커닝사건’으로 정학을 당해 학점을 몰수당했다. 그러나 71년 2학기엔 3.0점을 받았고 학군단(ROTC) 후보생이던 73년(3학년)엔 1, 2학기 평균 평점 3.1점을, 4학년이던 74년엔 3.3점을 받았다.
대학 졸업 직후 곧바로 입대한 그는 2년4개월 동안 경리병과 장교로 군 생활을 하다가 육군 중위로 만기 전역했다.
전역 직후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간 그는 6개월 만에 MIT로 옮겨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MIT 시절인 78년 여름 그는 당시 웰즐리여자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던 부인 김영명(金寧明)씨를 넷째형 몽우씨 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하게 된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정몽준의원 家系▼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가계도는 한국 경제의 살아있는 역사를 보는 듯하다.
정 의원의 부친인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창업자의 여섯 동생이 모두 대기업 창업자인 데다 정 의원의 형제들은 혼맥을 통해 LG, 쌍용, 강원산업 등 재계 가문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정 의원의 형제 중 맏이인 몽필(夢弼)씨의 차녀 유희(有希)씨는 쌍용 김석원(金錫元)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몽구씨의 외아들 의선(義宣)씨는 정도원(鄭道源) 전 강원산업 부회장의 딸 지선씨와 결혼했다.
넷째형인 몽우(夢禹)씨의 장남으로 BNG스틸(옛 삼미특수강) 전무인 일선(日宣)씨는 구자엽(具滋燁) LG건설 부사장의 장녀 은희씨와 결혼했다. 정 의원의 바로 위인 몽헌(夢憲)씨는 유양해운 회장을 지낸 현영원(玄永源) 현대상선 회장의 딸 정은씨와 결혼했다.
정 의원의 바로 아래 동생인 몽윤(夢允)씨의 부인 혜영씨는 부국물산 회장을 지낸 김진형씨의 딸이다. 정 의원의 누나인 경희(慶姬)씨는 현대 출신의 정희영(鄭熙永) 선진종합 회장의 부인이다.
정주영씨 형제 중 인영(仁永)씨는 한라그룹 창업자, 순영(順永)씨는 시멘트와 레저사업이 중심인 성우그룹의 창업자다. 세영(世永)씨는 최근까지 현대자동차를 운영했다.
정주영씨의 넷째동생인 신영(信永)씨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62년 독일 유학 중 사망했고, 부인인 장정자(張貞子)씨가 현대학원 이사장이다. 장씨는 장흥선 전 극동 대표의 누나. 막내동생인 상영(相永)씨는 KCC(전 금강고려화학) 금강종합건설 등을 이끌고 있으며 여동생인 희영(熙永)씨 일가는 한국프랜지의 사주이다.
정 의원의 부인 김영명(金寧明)씨 집안도 명문가이다. 김씨는 60, 70년대에 주일대사와 주미대사를 거쳐 외무부장관을 지낸 김동조(金東祚)씨의 2남4녀 중 막내딸.
김씨의 남매들은 대부분 사업을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장남(기선)은 대학 2학년, 장녀(남이)는 대학 1학년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차녀(선이)는 미국 고등학교에 유학 중이다. 늦둥이인 막내아들(예선)은 초등학교 1학년이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