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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12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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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통합신당 논란을 둘러싸고 한달 이상 내분에 휩싸여 있고 한나라당도 ‘병풍(兵風) 공방’에 빠져 있어 국감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의원 보좌관은 12일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데 국감에 관심이 있겠느냐. 의원님도 닦달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아예 지역구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솔직히 당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판 아니냐. 이럴 때일수록 지역구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상당수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선대위 등 각종 당내 기구에 차출될 것으로 보여 국정감사장에 의원들이 무더기로 자리를 비우는 사태가 예상된다.
실제로 각 당에서 공적자금 국정조사특위에 차출된 18명의 의원은 아예 국감준비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한편 국회는 이날 법사 정무 국방위 등 9개 상임위를 열어 2001년도 세입 세출 결산안(세입 168조9000억원, 세출 161조7000억원)에 대해 이틀째 심사를 벌였으나 ‘졸속 결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2일까지 국회에 내도록 되어 있는 결산서가 총리 부재로 10일에야 접수된 데다 국회법상 결산 예비심사는 국감 이전에 마치도록 돼 있어 주말을 제외하면 심사 기간은 고작 3일에 그칠 전망이다.
법사위의 경우 이날 오후 4시15분경 법제처 예산결산 심사를 마치고 함석재(咸錫宰) 위원장이 의결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15명의 의원 중 7명만이 자리를 지키는 바람에 ‘의결정족수 미달’로 정회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